분석) T1이 제시한 새로운 시야 싸움 개념
출처 - 펨코 '호랭쿠키'
*본 글은 젠지의 입장이 아니며 LOL 코치 개인의 감상으로 쓴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Cookie 최병국 코치입니다.
T1이 정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이번 4강 경기에서 멋진 장면과 디테일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코치 입장에서는 T1의 시야 싸움 개념의 확장, 리헨즈 선수를 공략하는 움직임이 정말 인상적이였습니다.
프로 팀 게임에서는 시야석 와드는 6개를 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브젝트가 나오기 전에 미리 시야석 와드 3개를 털어 리필해서 오는 전략입니다.
이 전략은 다음 기전으로 작용합니다.
1. 상대방의 제어 와드와 시야석 와드, 렌즈 등 장신구의 쿨타임은 유한하다
2. 앞서 미리 설치한 와드 3개를 제거하기 위해 암시야를 뚫기 위한 와드, 렌즈, 제어와드가 소모된다.
3. 리필해 온 추가 시야석 와드 3개를 제거할 소모품이 없다.
4. 시야가 없어 오브젝트 싸움이 힘들어진다
(예시)
레드 팀 서포터가 바론 전 시야 장악을 먼저 했다고 가정합시다.
이 경우 블루 팀 서포터가 바론 시야를 먹기 위해선 우선 아군 블루 시야를 되찾는 것이 우선입니다.
블루팀 서포터가 바론 시야를 먹는 과정에서 이미 부시를 뚫기 위해 시야석 와드 4개 중 2개를 소진했습니다.
적의 와드를 깨기 위해 렌즈도 이미 하나 사용했으며 제어 와드도 C자 부시에 사용해 제어 와드가 하나 밖에 안남았습니다.
반면에 레드팀 서포터를 와드를 리필해와서 제어 와드 2개, 시야석 와드 4개, 렌즈를 가지고 시야 싸움을 할 수 있습니다.
블루 팀의 시야는 바론 강가 이상으로 나가기 어려워진 채로 와드를 깨고 다시 박는 과정을 반복하는 동안 시야가 후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리헨즈 선수는 다소 과감한 시야 영역 전개와 함께 와드 리필 전략을 통해서 적이 오브젝트 타이밍에 뒷텔이나 강가 시야 영역을 확보하기 어렵게 미리 눌러두는 작업을 통해 재미를 많이 봤습니다.
시야를 먼저 뺏긴 입장에선 시야 싸움 과정에서 교전 이득을 보는게 아닌 이상 시야 전진을 하기 다소 어렵습니다.
하지만 T1은 이번에 다소 재밌는 역발상을 합니다.
"와드를 리필해 온다면 근처에서 집을 가는 것 아니야?"
우리가 시야를 지우는 동안 와드를 리필해와서 빠르게 시야 싸움을 해야 T1의 시야 전진을 젠지가 억제할 수 있잖아?
그러면 귀환을 빨리 타야만 시야 싸움을 할 수 있으니 와드를 설치한 곳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을 것이다.
용을 획득한 젠지, 20분 바론을 의식하여 바론 시야 작업을 하러 레오나가 이동합니다.
T1 또한 용과 교환하여 탑 압박에 턴을 사용해 정비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레오나가 먼저 바론 시야를 잡을 수 있는 턴입니다.
대부분의 서포터 유저라면 공감하실거에요.
빨간색 원 지역에 렌즈를 돌리면서 와드를 깨면서 강가 시야를 먹으러 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케리아 선수는 아직 근처에 리헨즈 선수가 있다는 것을 확신한 것처럼 강가로 나아갑니다.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탑 CS를 파밍하는 사일러스가 보였다
2. 바텀 라인을 레넥톤 푸시하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보였다.
3. 그러므로 상대방은 용을 먹은 후 정비 턴이기 때문에 C자 부시에 낚시를 할 인원 병력이 없다
부시에 와드조차 박지 않고 과감하게 강가로 나아가는 케리아 선수
돌다리로 두드려보듯 부시 하나 하나씩 시야를 먹으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오직 리헨즈 선수를 짜르기 위해 바로 바론 둥지로 갑니다.
"미드 1자 부쉬와 적 칼부 와드에 빠지는 레오나가 안보였으니 C자 부시 또는 탑쪽으로 빠져서 귀환할 것이다."
확신에 찬 무빙으로 리헨즈 선수의 귀환을 끊고 잘라 내는데 성공한 T1
이로 인해 젠지도 T1의 바론 러쉬를 계속 의식하고 있었다곤 하지만 시야적 근거를 잃게 되어 T1이 1경기 분기점이 되는 바론 사냥에 성공하는 포석이 됩니다.
일반적이라면 용 사냥 후 아리가 민 바텀 라인을 그라가스가 받으러 가야 합니다.
용을 내준 젠지는 자연스럽게 탑 1차 압박과 20분 바론 시야 싸움 준비를 위해 리헨즈 선수가 과감하게 위쪽 강가 시야를 지릅니다.
이때 T1은 예상하기 어려운 움직임을 취합니다.
용에 턴을 썼으니 일반적으론 정비 후 바론 시야 작업을 합니다.
탑과 바텀도 아군 턴에 맞추기 위해 라인 정리 후 귀환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리헨즈 선수의 시야 장악 턴에 맞춰 탑을 밀던 페이커의 아칼리가 다음 푸시를 포기하고 합류합니다.
제우스의 그라가스 또한 바텀 라인을 받는 것이 아닌 C자 부시에서 대기하는 예상하기 어려운 움직임을 취합니다.
렐을 잘라내는데 성공한 T1, 렐을 살리기 위해 백업온 젠지 병력들은 위험해 빠집니다.
탑 2차까지 T1이 미리 철거했기 때문에 젠지의 퇴로가 너무 깁니다.
빠지기 힘든 젠지
3명을 잘라 내는데 성공, 20분 바론 타이밍까지 매우 유리하게 게임을 굳힙니다.
결국 현대의 LOL에서 중요한 개념은 "언제, 어디에, 누가 있느냐" 입니다.
교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인원 배치의 중요성은 여러번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더 효율적인 인원 배치를 하기 위해 와드를 통한 정보전은 필수입니다.
이러한 정보전에서 T1의 근본적인 질문은 제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땅따먹기 하기 전에 하나 자르면 되는거 아님? 시야가 불리해도 우리가 사람 더 많으면 유리한거 아님?"
선수들의 디테일한 교전 장면이나 과감한 심리전도 정말 멋있지만
롤을 연구하고 업으로 삼는 코치로서 선수의 성향이나 팀의 운영에 대해 분석하여 카운터 플레이를 준비하는 것은 LOL이 전략적으로 아직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프로 스포츠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멋진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젠지에서 근무하는 저에겐 매우 가슴 아픈 패배이고 슬프지만 그래도 T1의 경기력을 통해 LOL의 시야 개념이 또 진일보 하게 되었다는 점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모두 발전하여 목표하는 좋은 성과를 이루어 LCK가 세계 최고의 리그가 되길 바랍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재밌는 L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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