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안정환과 함께 이탈리아 클럽 페루자에서 활약했던 이란 축구 전설 라흐만 레자에이가

2002 FIFA 한·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전 골을 넣었다는 이유로 팀에서 쫓겨났던 안정환의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당시 페루자 회장이던 루치아노 가우치 잘못이라고 말했다.

현역 시절 이란 축구를 대표하는 수비수 중 하나였던 레자에이는 A매치 54경기 3골을 넣으며 2000년대 이란 최후방을 지켰고

무엇보다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페루자·메시나·리보르노 등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며 주목을 받았었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레자에이는 페루자에서 활약하며 안정환과도 한 시즌 함께 했다. 

레자에이는 이탈리아 매체 <일 포스티치포>와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시절을 추억하며 안정환의 이야기도 나왔다.

레자에이는 “파브리치오 살바토리 디렉터 덕분에 페루자로 이적갔다.

살바토리 디렉터는 두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테헤란에서 있었던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보고 날 데려갔다.

로베르토 바조와 루카 토니가 뛰었던 브레시아를 상대로 데뷔전을 뛰었는데 동료가 다쳐서 워밍업 없이 교체로 들어갔다.

이탈리아어 한 마디도 못하는 상태였던 데뷔전을 돌아봤다.

이어 “한국의 안정환, 콜롬비아의 오스카 코르도바, 그리스의 트라이아노스 델라스와 지시스 브리자스가 우리 팀에 뛰었다.

골키퍼에 수비진에 파비오 그로소, 세바스티아노 로시, 다비데 바이오코, 미드필더에 조반니 테데스코, 로베르토 바로니오 등이 뛰엇다.

모두가 정말 멋진 팀을 만들었다”라고 당시 동료들을 회상했다.

또, “세르세 코스미 감독은 내가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집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늘 상기시켜줬으며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려줬다. 

가우치 회장 가문 중에서 아들 알레산드로를 기억한다. 그는 늘 팀 곁에 있었던 좋은 사람이었다.

또래이기도 해서 더욱 친밀해졌다”라며 감독과 임원진을 떠올렸다.

그와 페루자 시절 얘기를 하던 <일 포스티치포>는 레자에이에게 가우치 회장이

한·일 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 이후 안정환을 쫓아낸 게 사실인지 묻자 레자에이는 자신의 시점에서 그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레자에이는 “바이런 모레노 주심의 오심이 있었던 그 경기에서 안정환은 득점했다”라고 말한 후,

“안정환이 골을 넣어 긴장했지만 그건 안정환의 잘못이 아니었다. 안정환은 프로로서 할 일을 다했다.

가우치 회장의 처신이 더 좋았어야 했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모레노 심판의 판정이 이상하다고는 했지만,

안정환이 골을 넣었다는 탓으로 팀에서 쫓겨난 건 잘못된 일이라고 말한 것이다.

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 득점은 안정환의 축구인생을 완전히 뒤바꿔버리는 대사건이었다.

그는 축구 영웅으로서의 이미지를 얻었지만, 가우치 회장의 몰상식한 결정으로 클럽 커리어에서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