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양의지' "내 뒤를 이을 선수" 직접 인정한 후계자, 이승엽 김태균 대기록 넘본다
단순한 신스틸러인 줄 알았는데, 갈수록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NC 다이노스 김형준(24)이 2023년 가을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NC는 23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2차전에서 SSG에 7-3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강인권 NC 감독은 승리를 확신한 장면이 언제였냐는 질문에 "8회 김형준의 홈런이 결정적이었다"고 답했고, 김원형 SSG 감독은 "8회 3실점만 아니었다면..."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아군이든 적군이든 혀를 내두른, 그야말로 뜨거운 타격감이다. 시리즈 직전 인천에서 만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동료' 박성한(25·SSG)은 "(김)형준이가 항저우에 다녀오더니 타격에 눈을 뜬 것 같다"고 경계했었다. 박건우는 한술 더 떠 후배를 추켜세우길 주저하지 않았다. 5타수 3안타 2타점 맹타로 자신이 2차전 MVP가 됐음에도 "(김)형준이는 정말 대단하다. 나는 문승원 선수 체인지업을 노리고 쳐도 외야 플라이였는데 형준이가 치는 것을 보니 클래스가 달랐다"고 감탄했다.
그러면서 재미있는 뒷이야기도 들려줬다. 박건우는 "(NC에 왔을 때) 의지 형이 (나중에 상무서 돌아오면) 형준이를 한 번 보라고 했다. 내 뒤를 이을 선수라고 자주 이야기해서 제대하고 뛰는 걸 봤는데 확실히 달랐다"고 칭찬을 이어갔다.
대표팀서 보여주지 못한 공격력은 소속팀에서 극단적인 형태로 발현됐다.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한 경기 멀티 홈런을 때린 데 이어 이날(23일)은 쐐기포로 SSG의 전의를 상실케 했다. 현재 김형준은 포스트시즌 3경기 3홈런을 기록 중인데 이는 만 24세 이하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공동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1999년 이승엽(삼성 라이온즈), 2006년 김태균(한화 이글스)의 4개로 앞으로 두 개만 더 추가하면 KBO 전설들이 어린 시절 세운 대기록을 넘볼 수 있다.
김형준은 "전 타석에서 번트에 실패해 팀에 찬물을 끼얹은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그 뒤에 중요한 홈런을 치게 돼 기뻤다"며 "항저우 때는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여서 NC에 돌아와 코치님과 밸런스를 잡기 위해 수정해 괜찮아졌다. 덕분에 포스트시즌에서 3개의 홈런을 치게 돼 기분 좋다. 확실히 국제대회에서 긴장감을 느끼며 뛴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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