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서는 왜 ‘그저 그런 선수’가 될 위기에 놓였나

황준서는 왜 ‘그저 그런 선수’가 될 위기에 놓였나

LT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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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서는 실패한 투수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성공한 투수가 될 확률도 높지 않다.



image.png 황준서는 왜 ‘그저 그런 선수’가 될 위기에 놓였나



이 말을 먼저 해야 한다. 황준서는 2024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좌완이다. 좌완, 장신, 상위 지명, 고교 시절 평가. 이 네 단어만 놓고 보면 구단과 팬이 기대할 이유는 충분했다. 문제는 프로에 온 뒤의 시간이 그 기대를 설득력 있는 성장 곡선으로 바꾸지 못했다는 데 있다.


황준서의 문제는 단순히 “못 던진다”가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현재 황준서는 자신이 어떤 투수인지 아직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파이어볼러도 아니다.
커맨드형 좌완도 아니다.
이닝을 먹는 선발도 아니다.
그렇다고 한 타자, 한 이닝을 확실하게 끊는 불펜 카드도 아니다.

이 애매함이 가장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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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황준서의 1군 성적은 냉정하다. 8경기 17이닝, 평균자책점 6점대. 문제는 평균자책점보다 내용이다. 볼넷이 많고, 이닝이 짧고, 위기에서 버티는 힘이 약하다. 선발로 나와도 5이닝을 기대하기 어렵고, 불펜으로 돌리기엔 스트라이크 신뢰도가 부족하다. 즉, 팀이 가장 쓰기 어려운 유형이다. “가능성은 있는데 계산은 안 되는 투수.” 이 유형은 팬에게도, 벤치에도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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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상징적인 경기는 4월 29일 SSG전이었다. 황준서는 1⅔이닝 동안 볼넷 6개를 내줬다. 이건 단순한 난조가 아니다. 선발투수가 경기 초반부터 스트라이크존을 잃어버리면 경기는 사실상 시작과 동시에 꼬인다. 더 뼈아픈 건 그 경기에서 최고 구속도 144km/h 수준이었단 점이다. 구속으로 압도하지 못하는데 제구도 안 되면, 타자는 기다리면 된다. 그 순간 투수는 마운드 위에서 싸우는 게 아니라 혼자 무너진다.


그렇다고 희망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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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서는 2군에서 7이닝 무사사구 1실점 경기를 했다. 볼넷 없이 7이닝을 던졌다는 건 적어도 한 경기 안에서는 스트라이크를 반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한 번 할 수 있다”와 “계속 할 수 있다” 사이의 거리다. 프로 선발은 좋은 경기 하나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나쁜 날에도 5이닝 3실점으로 버티는 능력, 구속이 덜 나오는 날에도 볼넷을 줄이는 능력, 홈런을 맞은 뒤 다음 타자를 잡는 능력으로 만들어진다.


지금 황준서에게 부족한 건 바로 그 반복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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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으로 보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세 가지다.


첫째, 직구의 기준점이 낮다.
황준서가 선발로 살아남으려면 직구 평균 구속이 최소 143~145km/h 구간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단순히 최고 구속 한 번 찍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2회, 3회, 4회에도 같은 팔 스피드와 같은 릴리스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 현재처럼 구속과 제구가 같이 흔들리면 선발로는 버티기 어렵다.

둘째, 우타자 상대 해법이 불분명하다.
좌완 선발이 1군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우타자를 잡는 무기가 있어야 한다. 체인지업이든, 슬라이더든, 투심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우타자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 느끼지 않게 만드는 공이다. 황준서가 존 안에 넣을 수 있는 변화구 하나를 확실히 만들지 못하면, 결국 좌타 상대 원포인트성 좌완이나 긴이닝 보험 카드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셋째, 보직이 흔들렸다.
어린 투수에게 가장 위험한 건 “선발도 시켜보고, 불펜도 시켜보고, 안 되면 2군 보내고, 또 급하면 올리는” 흐름이다. 이러면 투수는 루틴을 만들지 못한다. 선발은 선발의 몸을 만들어야 하고, 불펜은 불펜의 몸을 만들어야 한다. 황준서는 아직 완성형이 아닌데, 완성형처럼 이 역할 저 역할을 맡았다. 이건 선수에게도, 팀에게도 좋은 방식이 아니다.

해결책은 간단하지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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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서는 올 시즌 남은 기간 “선발투수로 만들 것인지, 좌완 불펜으로 전환할 것인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가장 나쁜 선택은 둘 다 조금씩 시키는 것이다.


한화가 황준서를 살리고 싶다면, 최소 8주 동안 2군 또는 1군 하위 로테이션에서 선발로 고정해야 한다. 권민규를 그렇게 육성한 것처럼. 목표는 승리가 아닌 5이닝이다. 더 정확히는 5이닝 동안 볼넷 2개 이하, 투구수 85구 이하, 피홈런 1개 이하. 이 세 가지를 반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평균자책점보다 이 기준이 먼저다.

1군 콜업 기준도 감이 아니라 숫자로 박아야 한다.


첫째, 최근 3경기 합산 볼넷이 6개 이하일 것.

둘째, 한 경기 최소 80구 이상을 소화했을 것.
셋째, 5회에도 직구 구속이 급락하지 않을 것.
넷째, 우타자 상대로 던질 변화구 하나가 스트라이크로 들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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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준을 못 맞추면 1군에 올리지 않는 게 맞다. 지금 한화처럼 선발이 급하다고 미완성 투수를 다시 1군에 올리면, 선수도 망가지고 팀도 손해다.


황준서가 그저 그런 선수로 끝날 가능성은 분명 있다. 솔직히 지금 흐름만 보면 그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1라운드 1순위라는 이름값에 비해, 현재의 그는 1군 선발로 계산이 서지 않는다. 좌완이라는 희소성으로 기회는 받겠지만, 그 희소성만으로 커리어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아직 결론을 내릴 시점은 전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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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서는 2005년생이다. 투수로서는 아직 정말 어리다. 문제는 나이가 아니라 방향이다. 지금 필요한 건 격려도 아니고, 무작정 믿음도 아니다. 필요한 건 잔인할 정도로 명확해야할 육성 계획이다.


황준서에게 지금 필요한 말은 “할수있다”가 아니다. “너는 선발이다. 8주 동안 5이닝을 던지는 법부터 다시 배워라.” 혹은 “너는 불펜이다. 1이닝 전력 투구로 좌타와 우타를 모두 상대할 무기 하나를 만들어라.”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한화가 그 선택을 미루면 황준서는 정말 그저 그런 선수로 끝날 것이다. 좌완이라서 계속 기회는 받지만, 어느 자리에서도 확실하지 않은 투수. 팬들은 매년 “올해는 다르다”고 기대하지만, 4월과 5월이 지나면 다시 서산을 오가는 투수. 그런 커리어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지금이라도 방향을 정하면 아직 늦지 않다.

image.png 황준서는 왜 ‘그저 그런 선수’가 될 위기에 놓였나


황준서는 에이스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왜 1라운드 1순위였는지”를 보여주는 좌완 선발은 될 수 있다.





단, 조건은 하나다.

재능을 믿는 시간이 아니라, 명확한 역할의 1군 투수로 다시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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