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자의 군생활 제대로 하는 법
웬 낚시꾼 같은 아재가 문열라고
발로 차면 어떡할거임?
본인은 육군 모 해안경계부대에서
참모부서 행정병으로 근무했음
어느날 위병소 근무서는데
아반떼 차가 초소 쪽으로 살금살금 다가오더니
거기서 어떤 후줄그레한 아저씨가
내려서 위병소 문 앞으로 걸어옴
약간 이런 낚시꾼 아재 느낌?
사진이랑은 좀 다르게 조끼는 안 입었고
츄리닝 차림에 모자는 짙은 회색이었음.
이 인간이 자기가 국방부 공직기강팀 대령이래.
공직기강 점검하러 부대
검열 왔다고 문 열라고 함
근데 * 수상한거야 ㅋㅋㅋ
볼캡 눌러쓰고 차 번호도 무슨 렌터카 번호고
이렇게 행색이 수상한 아재가 와가지고
갑자기 반말조로 문 열라면서
다짜고짜 국방부 공무원증
보여주면서 난리피우더라
지통실에 보고하고 신분확인 후
입영 시켜준다니까
갑자기 * 땡깡을 부림
내가 니네 부대 점검하러 온건데
일개 상병 따위가 국방부 대령을 막느냐,
지금 니네 부대에 문제가 있어서 검열 나온건데
이러면 니네 대대장 곤란해진다 하면서
얼른 문 열라고 함
내가 그래서 아저씨 신원이 확인이 안되었으므로
초병수칙에 따라 차량수색부터 실시하겠다고 함
이 인간이 그 소리 듣더니 눈 뒤집혀 가지고
언성을 높이다가 펜스를 발로 미친듯이 막 치더라
나도 한 성깔해서 소리 고래고래 지르면서
비협조하면 초병수칙에 따라
다음 단계의 조치하겠다고 공지함
우선 펜스에서 떨어지라고 명령했는데
이 인간이 무시하고 계속 욕하면서
펜스를 여러번 발로 툭툭 참
그래서 내가 세번 고지 후 계속
불응하면 발포하겠다고 말함
가소롭다는 듯이 쳐다보던 표정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근데 내가 실제로 경고방송하니까
이 사람이 약간 당황함
두번째 말하고
총구 하늘 쪽으로 비스듬히
향하게 위협사격 자세 잡고
마저 세번째 말하려는 순간에 이 아조씨가 깨갱함
아재가 뒷걸음질 치면서 도망가려는 찰나
보고받고 짬상사 2명이 위병소에 증원왔는데
이분들은 진짜로 국방부에서
불시검열 온거일 수도 있으니
엄청 소극적이게 대했음
거수자가 눈앞에서 설치는데
걍 되게 상급자 모시듯이 두
손 모으고 공손하게 말함
대령이 신나서 나한테 윽박 지르면서
상병 따위가 대령한테 뭐하는 짓이냐고 문 열라고 함
증원된 상사 2명이 하도 저 자세로 구니까
텐션은 아까보다 다운되고 상황은 교착상태에 빠짐
근데 난 뭐 직업군인도 아니고 이해관계도 없으니까
걍 꼴리는 대로 하고 싶었음
꼴리는 대로도 아니지
원래 초병은 왕이라고 병기본 시간에 배우잖음
그리고 좀 주제에 벗어나기는 하는데
이 직전에 다른 일로 국방일보랑 인터뷰해서
기획기사로 신문에 크게 나온
적이 있어서 나중에 * 됐을 때
방패막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했음
암튼 상사 2명이 나보고
하지말라고 화도 내고 간청도 하는데
어케 멈추냐 * 빡치는데
걍 대령한테
“너가 간첩새끼일 수도 있는데
어떻게 열어줍니까?” 라고 하고
당장 지시에 따르고 협조하지 않으면
물리력을 사용해 포박할 수 있다고 경고함
이때 5대기랑 정보분석조가 추가로 증원왔는데
분석조장도 절차상 출동은 했지만
안절부절 못하면서 엄청 소극적으로 대함
근데 대령이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나한테 진짜 모멸적이고 띠꺼운 말을 해서
내가 빡쳐서 * 크게 고함지르고
텐션이 업되는 상황에서
이 인간이 갑자기 카메라 꺼내더니
위병소를 * 촬영하기 시작함
사실 근무 들어가자마자 갑자기
배 아파가지고 * 빡쳐있는 상황이었는데
군인인지도 모르겠는 양반이 난데없이 와가지고
계속 계급 들먹이면서 협박하고
갑질하다가 사진까지 찍으니까
더이상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개패려고 진압봉 들고 문여니까
얼떨결에 분석조장이랑
위병소 내 사수도 따라 나오는 형국이 됨
그러니까 바로 차까지 헐레벌떡 뛰어들어간 뒤
차 몰고 런하더라 다람쥐보다도 빠르게
대령도 체력평가 개 빡시게 하나 봄
호다닥 뛰는데 엄청 빨랐음
나는 무장하고 있었으니 상대적으로 느렸고..
이날 경고사격 못한거랑 테이크다운
못한게 천추의 한이다
암튼 한 10분 후에 차타고 다시 돌아오더니
나는 사실 국방부 공직기강팀이 아니라
작전사 감찰참모 대령 누구라고
경계실태 점검하러 왔다고 함
근데 방금 전까지 하도 기행에 욕지거리를 해댔기에
이 시점까지도 믿을 수가 없었음
그래서 계속 경계하면서 수틀리면
삼단봉으로 대가리 깨려고 했는데
신분 밝히자마자
무슨 작전사 감찰부 공문을
주머니에서 꺼내서 보여줬음
지통실에서도 대대장이 감찰참모인거
신원확인 했으니
이제 그만 통과시키라고 전화함
사실상 대대 지휘부랑 현장에
증원 온 간부들 말까지 다 쌩까고
내가 초병수칙 들먹이면서
대령한테 반말 * 하고
계속 고함치고,
게다가 경고사격이랑 테이크다운까지 시도하면서
단독으로 막은 거라 *될 줄 알았는데
문 통과할 때 감찰참모가
따봉 날리면서 잘 조치했다고 칭찬함
무슨 서프라이즈 이벤트도 아니고
갑자기 사람이 저렇게 바뀌니까 이상하더라
다만 만약 본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검열왔는데
술 들어간 상태였거나
성격이 좀 꼬름한 타입이었으면
큰일날 수도 있었으니
너무 고압적으로 하지는 말라고 함
이후 감찰참모가 대대장한테 칭찬해서 표창 받고
포상 달달하게 챙김
근데 나중에 들은건데
동 시간대에 펜스 완전 반대편
(위병소쪽 정반대편)에서
대령이랑 같이 검열나온 따까리 소령이
절단기로 펜스 자르고 침투했는데
부대에 있는 사람들 아무도 몰랐다고 하더라
절단지점도 상황 다 끝나고
소령이 알려줄 때까지 한참동안 못 찾았대
초동조치부대 (5대기, 정보분석조) 증원이 늦은 것도
상황이 하도 혼란해서 지휘부가
마비 상태여서 그런거였음
위병소까지 뚫렸으면
대대장 평정에 데미지 입을 수도 있었는데
내가 막아준 모양새라 대대장이 따로 부르더니
* 좋아하면서 짜장면이랑 탕수육 시켜줌
감찰참모가 내 관등성명 따갔는데
나중에 작전사에서 합참에 경계태세
검열 결과 보고할 때
내가 우수사례로 올라갔더라
알고보니 그때 한참 민간인들한테
군부대가 막 뚫려가지고
합참 차원에서 전군 경계태세 실태
불시 검열한 거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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