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해 영플상 후보로 떠오른 황재원
프로축구 K리그1은 신인상 격인 영플레이어상의 자격 요건이 까다롭지 않다.
다른 프로스포츠가 보통 데뷔 첫해 활약상을 바탕으로 시상하는 것과 달리
한국 국적으로 만 23세 이하 선수라면 해당 시즌의 절반 이상을 뛴 데뷔 3년차까지 후보군으로 삼는다.
10대 고등학교 재학 중인 선수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문호를 열다보니
이들이 프로 선수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조성된 영향이다.
역대 영플레이어상 수상자들도 대부분 2~3년차에 영광을 안았다.
데뷔 첫해 수상자는 괴물 수비수 김민재(26·페네르바체)가 유일했다.
그런데 올해는 김민재에 이어 데뷔 첫해 신인이 영플레이어상을 받는 두 번째 사례가 나올지도 모른다.
2002년생이란 어린 나이에 프로에 데뷔한 대구FC 수비수 황재원(20)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황재원은 올해 K리그1에서 16경기를 뛰고 있다.
그의 출전 기록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바로 선발 출전 횟수다.
경험이 중요한 수비에선 아무래도 신인을 쓰기 어렵다.
그는 개막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이래 전 경기를 선발로 출전했다.
시즌 초반에는 체력 안배에 어려움을 겪느라 교체 빈도가 높았으나 이젠 풀타임을 마음껏 소화하는 부동의 주전이다.
황재원은 올해 경기당 평균 출전시간이 84.5분에 달한다.
황재원이 데뷔 첫해부터 주전을 꿰찬 것은 역시 끈질긴 수비에 있다.
오른쪽 측면 윙백을 맡고 있는 그는 자신이 맡은 지역에 전부 발도장을 찍겠다는 것처럼 뛰어다닌다.
지난 3일 수원FC전에서 5경기 연속골을 노리던 이승우에게 단 1개의 슈팅조차 허용하지 않은 비결이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황재원은 수원FC전에서 양 팀을 합쳐 가장 많은 11번이나 상대의 공을 빼앗았다.
그렇다고 황재원이 수비에만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공격도 수비도 잘해야 하는 윙백의 특성상 역습을 펼칠 땐 적극적으로 가세한다.
아직 크로스의 세기는 부족하지만 동료들에게 정확하게 배달하는 능력은 일품이다.
대구 가마 감독은 “황재원은 많이 뛰면서 거친 축구도 잘 소화하는 선수”라며
“처음엔 크로스 지적을 많이 했지만 본인이 훈련을 통해 발전하더라”고 칭찬할 정도다.
수원FC전에서 취소된 케이타의 득점도 황재원의 크로스가 시작점이었다.
황재원은 지난 5월에만 1골 2도움을 기록하면서 프로축구연맹이 시상하는 5월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을 받기도 했다.
황재원의 영플레이어상 도전에서 긍정적인 대목은 눈에 띄는 라이벌들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2·3월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성남FC 공격수 전성수는 2골(13경기)에 그치고 있고,
4·6월 수상자인 강원FC 미드필더 양현준도 1골 3도움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황재원은 “영플레이어상에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측면 수비를 맡고 있으니 도움 5개까지 기록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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