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떨어진 운석이 땅속 얼음을 드러냈다
한겨레
화성에 떨어진 운석이 땅속 얼음을 드러냈다
곽노필,곽노필 - 어제 오전 10:00
화성에 커다란 운석이 떨어져 충돌분화구가 생기면서 땅속에 있던 얼음이 표면으로 분출돼 나온 장면이 포착됐다.
운석 충돌로 생긴 150미터 너비의 충돌구와 땅속에서 분출돼 나온 얼음덩어리들.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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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지난해 12월24일 화성에 운석이 충돌해 규모 4의 지진이 발생하고 화성 표면에는 150m 크기의 대형 충돌구가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화성 표면의 붙박이 탐사선 ‘인사이트’가 지진파를 측정하고 화성 하늘을 날고 있는 ‘화성정찰궤도선’(MRO)이 2대의 카메라로 충돌구를 확인했다.
나사에 따르면 운석이 떨어진 장소는 인사이트에서 3500km 거리에 있는 적도 인근의 아마조니스 평원지대이며, 운석의 크기는 5∼12m로 추정된다. 나사는 “이는 지구에서라면 대기의 마찰열로 인해 다 타버렸을 만큼 작은 크기이지만 화성은 대기가 희박해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운석이 만든 충돌구는 폭 150m, 깊이 21m에 이른다.
화성정찰궤도선이 촬영한 운석 충돌 전(왼쪽)과 후(오른쪽)의 아마조니스평원 지역.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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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대 아닌 적도 얼음 발견은 처음
나사는 운석 충돌 당시의 충격으로 분출물 중 일부는 37㎞ 떨어진 곳까지 날아갔다고 밝혔다.
특히 충돌구 주변에서는 화성 땅속에 있던 커다란 얼음덩어리들이 충격으로 지상으로 튕겨져 나왔다. 극지대가 아닌 적도 인근에서 얼음덩어리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이는 훗날 우주비행사를 화성에 보내려는 나사의 계획에서 또 하나의 잠재적 선택지가 추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화성의 혹독한 날씨를 가능한 한 피하기 위해선 극지대보다는 적도 쪽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또 지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세르베루스 포세라는 곳에서 땅속 마그마도 확인했다. 또 표면 관측 결과 5만년 전까지 화산 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인사이트는 앞으로 몇주 안에 전력이 완전히 고갈돼 활동이 정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3년간 태양광 패널에 먼지가 계속 쌓이면서 충전할 수 있는 햇빛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사에 따르면 현재 인사이트의 발전 능력은 처음의 20%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의 착륙 10일 후(2018년 12월6일·왼쪽)와 2022년 4월24일 모습. 로봇팔에 장착된 카메라로 찍은 셀카다. 처음에 깨끗했던 태양전지판이 3년여가 지나자 두터운 먼지로 뒤덮여 있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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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는 인사이트가 화성 궤도를 도는 위성과 연속 2회 통신 기회를 놓치면 임무 종료를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신이 가능할 때까지는 계속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 인사이트팀의 브루스 바너트 책임조사관은 “가능한 한 과학 측정을 계속할 것이지만 이는 화성의 자비에 달려 있다”며 “화성의 악천후는 비나 눈이 아니라 먼지와 구름”이라고 말했다.
2018년 11월 적도 근처의 엘리시움 평원에 착륙한 인사이트는 지금까지 규모 5의 지진을 포함해 1318차례의 지진을 감지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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